아이와 어른이 함께 볼만한 어린이책을 소개하는 ‘찬이 삼촌의 어린이책 맞아요?’ 열여섯번째 시간이 업데이트됐다.
미래의 고전이 될지 모르는 어린이책을 찾아보는 ‘요즘 명작 그림책’으로는 〈아침에 창문을 열면〉(시공주니어)을 골랐다. 일본의 아라이 료지가 그림 그리고 글을 썼다. 산촌, 도심, 강변, 바닷가 마을에서 창문을 열고 아침을 맞이하는 풍경이 이 그림책의 전부다. 단순한 구성 속에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 자연의 섭리, 생의 즐거움이 순수하게 묻어난다. 아라이 료지는 2010년 이 책을 그리다가 이듬해 동일본 대지진을 맞아 작업을 중단했다고 한다. 이후 피해 지역의 마을을 돌며 워크숍을 열어 상처입은 이들을 달랬고, 그 과정에서 〈아침에 창문을 열면〉의 그림을 더 아름답게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미취학 아동이 읽기 좋다.
‘이주의 어린이책’으로는 〈이상한 집〉(이야기꽃)을 골랐다. 〈수영장〉 〈문〉 등으로 알려진 이지현 작가의 작품이다. 전작들이 그랬듯 글이 적은 대신 직관적인 그림들이 이어진다. 섬세하고 따스한 색연필 그림도 여전하다. 길쭉한 집에서는 다리가 긴 피에로가 나온다. 커다란 집에선 커다란 코끼리가 나온다. 집의 모양을 따른 거주자만 있는 건 아니다. 가시가 돋아난 집에선 슬픈 표정의 청년이 걸어나온다. 미로 같은 정원이 있는 집에선 안경을 쓴 현인이 나온다. 이상한 집과 그 안에 사는 독특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미취학 아동이 읽기 좋다.